요즈음의 독서패턴

...분명 태어나서 20년쯤은 '한 번에 한 놈만 패는' 독서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_-
개미 처음에 나왔을 때 주말에 이틀 동안 밥을 굶고 다 읽었다거나
고 3 여름방학 때 드래곤 라자 읽느라 집에는 보충수업 중간에 방학이다, 학교에는 아파서 보충 못나가고 쉬어야겠다고 연락하고 일주일 동안 방에 틀어박혀서 읽다가 자고 읽으면서 먹고 읽고 읽고 또 읽어대다 다 읽고 정말 죽도록 아팠다거나.
대학교 들어가서 한동안 하던 짓이 주말에 만화책 서너 세트쯤 빌려다가 동생님이랑 같이 뒹굴면서 돌려보느라 남친이랑은 평일에만 같이 놀았다거나.


그러던 나였는데...라고 좌절하고 있는 현재의 독서패턴.

매주 월요일마다 도서관 신간 도서를 검색해서 체크한 책들을 수첩에 적는다.
(그 외에도 어딘가에서 재밌겠다고 생각한 책들은 죄다 적어놓는 버릇이 있다.)
다 읽은 책들 한무더기와 수첩을 들고 도서관에 간다.
목적한 책을 찾는다.
한 권을 들고 다른 책이 있는 곳으로 바로 이동...하지 않고, 거기서부터 거기까지의 책장 사이를 헤매다닌다.
(모 후배는 이런 내 모슴을 보고 '먹이 많은 곳에 혼자 버려져 희열에 가득 찬 좀비'라고 표현했다. 썩을 놈-_-)
그러다 보면 당연히 손에는 다른 책들이 잔뜩 들리게 된다.
어째서인지 목표한 두 번째 책은 다음에 읽어도 될 것 같다.
손에 들린 책들을 다 들고 가기도 무겁고 빌리기도 힘들 것 같다.
고심고심해서 두세권 정도를 빌린다. 이 때, 거의 60% 확률로 처음 목표한 책도 빠진다.
제1자료실에서만 노는 건 어쩐지 편식하는 것 같아 제2자료실로 올라간다.
제2자료실에서 주로 보는 건 거의 의학(코너에 꽂혀 있는 다이어트 서적들)과 건강, 음식 관련이나 미용 등등.
위의 패턴을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래서, 내 수첩의 독서 리스트는 갈수록 늘어갈 뿐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어쩌다 리스트의 책을 읽어도 그 책이 다음 책을 부른다.
이젠 읽는 책들의 제목이 아니라 '관심군'으로 묶어 정리해야 할 것 같다-_-
한동안 재테크 서적을 열심히 읽다가 내가 신실한 지름신도란 사실을 깨닫고 참회하고, 노멀하게 하루키랑 SF랑 추리를 읽다가,
요사이 보고 있는 것은 아서왕 전설군(이라고 해봤자 학교에 있는 건 아발론의 안개랑 불핀치랑 아발론 연대기 정도?)과 피부건강쪽 책, 소식이나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에 대한 이시하라 유미 박사의 각종 서적들.

도서대여 한도 10권이 다 저 셋으로 분류된다. 한 번에 한 권씩 읽는 게 아니라 열 권을 한꺼번에 빌려다놓고 이거 뒤척 저거 뒤척하며 스스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 생활.

이런 패턴을 몇 년간 반복하다 보니, 어지간히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고서야 책 한권을 읽는 동안 다른 책을 한 권도 안 읽기가 힘들다. 직장에 두고 읽는 것 두 권쯤, 집에 와서 이거 읽다 저거 읽다 서너 권, 외출용은 가는 길이나 가방 크기에 따라 제각각.

반성하고 있지만 고칠 생각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가.

by 윈드라이더 | 2009/05/09 14:46 | 독서목록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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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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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25 17: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윈드라이더 at 2009/11/27 23:43
감사합니다~ 받으면 말씀드릴게요^^ 비밀의 방문자님♡ 께서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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